2024년 9월 9일 한국전력은 기자들에게 수백만 가구가 우편함에서 이미 확인한 내용을 공식 수치로 정리했다. 8월 가구당 평균 전력 사용량은 363kWh로 전년 8월보다 9% 늘었고, 평균 전기요금은 6만3610원으로 13% 올랐다. 사용량과 요금이 다시 어긋난 것은 고지 오류가 아니라, 주택용 누진요금표가 설계대로 작동한 결과다.

9% 더 썼는데 요금은 13%

한전 발표는 서울 아파트 우편함에 쌓인 고지서 사진이 뉴스 와이어에 실린 직후 나왔다. 회사는 8월 폭염일수 16일, 1973년 통계 이후 두 번째로 많은 열대야 등 냉방 수요로 사용량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평균 최대 전력수요는 87.8GW로 전년 8월보다 6.1% 증가한 역대 최고치였다.

날씨는 전기가 흐른 이유를 설명한다. 그러나 요금이 검침값보다 빠르게 오른 이유까지는 설명하지 못한다. 연합뉴스는 한전 설명을 전하며, 주택용에 누진제가 적용돼 사용량이 늘수록 단가가 무거워지기 때문에 요금 증가율이 사용량 증가율을 앞선다고 보도했다.

2024년 8월 요금이 전년보다 오른 가구는 76%였고, 증가 가구의 평균 인상액은 약 1만7000원이었다. 10만원 이상 더 낸 가구는 약 38만 가구로 집계됐다.

주택만 내는 요금

누진 구간은 주택용에만 적용된다. 연합뉴스는 한전 말을 인용해 누진제가 주택용에만 쓰인다고 전했다. 공장과 사무실은 월간 총 사용량 구간이 아니라 시간대·계약 방식 요금을 낸다.

가정용 전기계량기와 산업용 고압 전력선을 그린 일러스트
Illustration: 가정용 전기계량기와 산업용 고압 전력 인입. InfoHandle Visual Arts (AI-generated)

에너지경제연구원이 한전 원가를 정리하면, 전력판매수입이 총괄원가를 덮는 비율은 2017~2020년 약 97%에서 2021년 86%, 2022년 64%로 떨어졌다. 2022년 하반기 계통한계가격은 크게 올랐지만 판매단가는 제한적으로만 따라갔다.

첫 번째 가설: 연료비

2021년 이후 청구서에는 연료비조정요금과 기후환경요금이 따로 붙는다. 연료 조정은 분기별로 움직이지만 상한이 있고, 정부는 2022년 상반기 인상 요인을 유보하기도 했다. 인상이 반영되면 세 구간 모두에 같은 원/kWh가 더해진다. 계단의 높이는 올랐지만, 계단의 너비는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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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가설: 절전

2016년 정부는 100kWh 단위 6단계 누진을 200kWh 단위 3단계로 줄였고, 최고·최저 단가 비율을 11.7배에서 3배로 낮췄다. 2018년부터 7~8월만 구간을 300·450kWh로 넓혔고 이후 바뀌지 않았다. 한전 통계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2024년 8월 평균 사용량은 2020년 8월보다 약 31% 늘었다. 2020년 에너지총조사의 4인 가구 7~8월 평균 427kWh에 그 증가율을 대입하면 약 558kWh로, 여름 최고 구간 깊숙이 들어간다.

여섯 개의 좁은 계단이 세 개의 넓은 계단으로 합쳐지는 일러스트
Illustration: 2016년 개편으로 여섯 단계가 세 단계로 줄어든 모습. InfoHandle Visual Arts (AI-generated)

핵심은 구간 요금

7~8월 주택용(저압) 여름 표는 300kWh까지 kWh당 120원, 301~450kWh는 214.6원, 450kWh 초과는 307.3원이다. 마지막 구간 단가는 첫 구간의 2.56배다. 기본요금도 300kWh를 넘으면 1600원, 450kWh를 넘으면 7300원으로 올라간다.

세 개의 쌓인 블록이 계단처럼 올라가는 일러스트
Illustration: 여름철 세 구간 누진 구조. InfoHandle Visual Arts (AI-generated)

한전은 4인 가구가 427kWh에서 9% 늘어 465kWh를 쓰면 요금이 약 1만8000원, 22.3% 오른 약 9만8000원이 된다는 예를 들었다. 추가 38kWh 상당이 307.3원 구간과 더 높은 기본요금을 밟는다.

여전히 ‘싸다’는 반론

한전은 같은 363kWh를 기준으로 일본·프랑스보다 싸고 미국·독일보다 훨씬 싸다고 말한다. 그 비교는 사용량을 고정한 것이고, 465·558kWh에서는 국내 누진 규칙이 체감을 키운다.

Although the government is applying summer special rate bands in July and August and spending about 700 billion won supporting vulnerable households' power bills, there was discussion at the supreme council meeting about actively reviewing with related ministries whether parts of the progressive electricity tariff can be eased.

— 곽규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2024년 8월 최고위원회 브리핑(연합뉴스 보도)

우편함의 고지서

63,610원과 363kWh라는 평균은 모든 가구의 청구서가 아니다. 누진 문턱을 넘은 가구는 평균보다 훨씬 큰 점프를 본다. 여름 최고 구간의 마지막 1kWh는 여전히 첫 1kWh보다 두 배가 넘게 비싸다. 그 문턱이 2018년 이후로 굳어 있는 동안, 평범한 냉방 수요는 그 위로 올라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