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2월 3일, 보건복지부는 대부분의 직장인이 읽지 않는 짧은 고시 개정에 서명했다. 제2025-24호 고시는 표 안의 한 숫자를 바꿨다. 국민연금 보험료 산정에 쓰이는 법정 월 소득 상한이 617만 원에서 637만 원으로 올라가며, 2025년 7월분부터 2026년 6월분까지 적용된다. 서명 한 줄이 이야기의 요약이다. 회사는 계속 월급을 올릴 수 있다. 그런데 급여명세서의 연금 줄은 여전히 637만 원에서 멈출 수 있다.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 줄

직장 가입자의 국민연금은 지난달 총급여로 계산되지 않는다. 기준소득월액이라는 공식 월 소득이 기준이다. 인사팀이 국민연금공단에 신고하는 금액으로, 법이 천 원 미만을 버린 뒤 하한과 상한 사이로 묶는다. 이 상·하한은 매년 봄에 고시된다.

외국인 근로자도 같은 칸을 본다. 상한은 비자 조건이나 선택 복리가 아니라, 매달 원천징수되는 사회보험의 일부다. 고시에 적힌 숫자가 장부의 숫자다.

실제 급여가 상한을 넘으면 초과분은 연금 계산에서 사라진다. 소득세 등 다른 공제와 달리 보험료는 더 오르지 않는다. 같은 금액이 나중 연금 산정에도 쓰인다. 월급이 550만 원에서 800만 원으로 오른 승진이 이미 상한 위에 있었다면, 연금 공제는 그대로일 수 있다.

총급여는 오르는데 국민연금 공제 줄만 동그라미 친 한국식 급여명세서 일러스트
Illustration: 총급여는 오르는데 국민연금 줄은 평평한 급여명세서. InfoHandle Visual Arts (AI-generated)

기준소득월액이란 무엇인가

국민연금법은 기준소득월액을 보험료와 급여를 모두 산정하는 소득으로 정의한다. 시행령 제5조는 직장 가입자의 신고 월 소득에서 천 원 미만을 버리고, 고시된 하한·상한 안에서 기준소득월액을 정한다고 밝힌다.

신고 소득이 하한보다 낮으면 하한이, 상한보다 높으면 상한이 적용된다. 2025년 7월부터 시작된 연도에는 2월 고시에 따라 하한 40만 원, 상한 637만 원이다. 팀장과의 밀약이 아니라 전국 공통 규칙이다.

천 원 단위 절사는 작아 보이지만 급여 대조에서 자주 걸린다. 상한·하한 적용 전에 이미 잘린다. 같은 달에 잡히는 상여로 회계 화면의 총급여만 요동쳐도, 법정 기준은 1년 단위로 고정될 수 있다.

지역 가입자도 같은 하한·상한을 쓰지만, 먼저 부딪히는 건 대부분 직장 급여명세서다. 명세서에서 상한을 보면, 몇 년 뒤 연금 내역서에서도 같은 숫자를 다시 보게 된다.

1월보다 7월이 더 중요한 이유

두 개의 달력이 겹친다. 봄마다 복지부는 국민연금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다음 해 하한·상한을 고시해야 한다. 새 한도는 1월이 아니라 7월 납부분부터 내년 6월까지 적용된다.

직장 가입자의 7월~6월 기준소득월액은 전년도 그 회사에서 벌어들인 소득을 근무일수로 나눈 뒤 30을 곱해 정한다. 2025년 3월 인상이 반영되려면 2026년 7월 재산정까지 기다려야 하고, 그때도 전년 평균이 구간을 넘어야 한다.

이직하면 새 직장의 예상 급여로 기준소득월액이 다시 잡히지만, 하한·상한은 같다. 총급여가 비슷해 보여도 연금 줄이 바뀌는 이유다.

2025년 2월 보도자료는 상한 인상을 가입자 전체의 3년 평균 기준소득월액(A값) 3.3% 상승과 연결했다. 상한은 개인 인상과 맞추려는 숫자가 아니라, 국회를 매번 열지 않고도 물가·임금 흐름을 반영하려는 장치다.

2025년도 기준소득월액 상한액은 617만 원에서 637만 원으로, 하한액은 39만 원에서 40만 원으로 각각 변경된다.

— 보건복지부 보도자료, 2025년 2월 4일
3월 고시와 7월 보험료 적용을 표시한 달력 일러스트
Illustration: 3월 고시와 7월 보험료 적용을 표시한 달력. InfoHandle Visual Arts (AI-generated)

느리게 오르는 상한 엘리베이터

2010년 7월 이전에는 상한이 수년간 360만 원에 머물렀다. 그 뒤로는 평균 소득 증가율에 맞춰 매년 7월 상한이 올랐다. 공단이 공개한 연혁에는 2014년 408만 원, 2020년 503만 원, 2024년 617만 원, 현재 구간 637만 원이 있다.

2010년 7월 368만 원 구간에서 2025년 7월까지 명목 상한은 73% 올랐다. 그러나 여전히 전국 단일 엘리베이터다. 팀 성과와는 무관하다.

2024년과 2025년 구간 사이 20만 원 단계는 임원 연봉 보너스 옆에서는 작아 보인다. 2025년 2월에 발표된 3.3%의 A값 변동이 상한을 움직일 때만 칸이 올라간다.

서울·판교 회사도 더 높은 상한을 선택할 수 없다. 상한을 넘는 스타트업과 대기업 모두 같은 637만 원을 신고한다. 국가 평균이 끌어올릴 때만 모두 같은 폭으로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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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료 계산을 숫자로

직장 보험료는 기준소득월액에 법정 요율을 곱한다. 1998년부터 2025년까지 요율은 9%였다. 사용자와 가입자가 각각 절반을 내며, 명세서에 보이는 금액은 대개 가입자 절반이다.

2025년 7월 상한 637만 원이면 9%는 월 573,300원이고, 가입자 분은 약 286,650원이다. 월급 1,000만 원 전액이 잡히면 가입자 분은 450,000원이다. 상한 때문에 매달 163,350원이 연금 줄에서 빠진다. 그만큼 미래 소득 기록도 얇아진다.

하한도 대칭이다. 현재 구간에서 40만 원 미만으로 신고되면 40만 원으로 끌어올려 보험료가 잡힐 수 있다.

2026년부터는 요율 자체가 매년 0.5%p씩 8년간 올라 2033년 13%가 된다. 기준소득월액이 637만 원에 묶여 있어도 비율은 커진다.

사용자·가입자 각각 절반인 연금 보험료 막대와 상한 표시 일러스트
Illustration: 상한이 걸린 연금 보험료의 사용자·가입자 절반. InfoHandle Visual Arts (AI-generated)

누가 상한에 닿는가

공단 통계를 열면 상위 꼬리가 보인다. 2025년 9월 기준 18,898,765명 가입자 중 5,424,092명(28.7%)이 기준소득월액 400만 원 이상 구간에 있다. 이것이 곧 현재 상한 초과와 같지는 않지만, 임금이 오를 때 얼마나 많은 사람이 위쪽에 몰리는지 보여 준다.

상한 비판은 오래됐다. 2015년 국회 보건복지위 최동익 의원이 복지부 자료를 공개했을 때, 상한 도달 가입자는 2010년 186만 명에서 2014년 233만 명(14.1%)으로 늘었다. 월 100만 원은 9% 전액을 내지만, 그 위 초과분은 연금에 안 잡힌다는 대비가 보도에 실렸다.

지지론은 현재 부담을 제한해 제도 정치적 생존을 돕는다고 본다. 상한을 올리면 미래 급여 지출도 함께 커진다는 연금 연구도 있다. 임원에게 유리한 제도가 아니라, 오늘의 상한과 내일의 지급을 맞추는 문제다.

월 100만원을 버는 사람의 경우 소득의 9%를 국민연금 보험료로 납부해야 해 부담이 크다.

—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최동익 의원, 2015년 보도자료 인용
상한선이 꼬리를 자르는 임금 분포 곡선 일러스트
Illustration: 상한선이 잘린 임금 분포 꼬리. InfoHandle Visual Arts (AI-generated)

인상이 연금을 채우지 못하는 이유

형평 논쟁은 계속될 것이다. 이미 법으로 고정된 것은 급여와 연금 장부의 분리다. 제2025-24호 고시는 2026년 6월까지 월 최대 637만 원을 묶었고, 다음 구간은 2026년 7월부터 659만 원·하한 41만 원이다. 기준소득월액은 양식 한 칸이지만, 지금 내는 돈과 나중에 받을 돈을 함께 묶는다.

첫 직장을 잡은 사람들은 두 번째 인상 뒤에야 상한을 안다. 총급여는 올랐는데 연금 줄은 얼었다. 그것은 오류가 아니라 시행령 제5조가 신고 소득이 상한을 넘으면 상한액을 쓰라고 명한 결과다.

퇴직 계산도 같은 칸을 쓴다. 상한 위에서 일한 해는 기록이 얇다. 상한을 없애면 당장 임원의 공제만 늘지, 수십 년 뒤 월 연금도 커진다. 그래서 ‘불공정’이라는 헤드라인과 함께 상한이 남아 있다.

좋은 해가 끝난 뒤 7월, 명세서에서 총급여 말고 연금 줄을 보라. 나머지는 637만 원을 넘었는데도 연금 칸은 넘지 않은 것처럼 보일 수 있다. 복지부는 2월에 이미 서명했다. 장부는 다음 구간이 올 때까지 그 숫자를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