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후 서울과 수도권에 강한 비바람이 몰아치며 가로수 잎이 배수구를 막고 도로가 순식간에 물바다로 변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강북구는 시간당 53.5㎜의 비를 기록해 이날 전국에서 가장 강한 시간당 강우량을 보였다.
막힌 배수구와 교차로 침수
강풍에 떨어진 낙엽이 우수받이를 막으면서 저지대 침수가 빠르게 확산했다. 오후 5시까지 서울 소방당국은 129건의 신고를 접수했으며, 배수 지원 47건, 나무 전도 21건, 시설 안전 점검 60건으로 나뉜다. 서대문구 정산교 아래 도로는 오후 3시 4분쯤 완전히 봉쇄됐고, 강남에서는 쓰러진 나무가 차량 통행을 막았다. 은평구 일부에서는 무릎 위로 물이 차 올랐다.
서울시는 하천 수위 상승에 따라 16개 도심 하천 출입을 제한했고, 고속도로에도 강우·강풍 주의보가 내려졌다. 오후 5시까지 누적 강우량은 강북 65㎜, 송파 20㎜로 구역별 편차가 컸다.
재난문자와 펌프장 가동
서울시는 오후 3시 16분 시민 대상 재난문자를 발송해 저지대 접근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호우주의보는 오후 3시 30분 해제됐지만 이어지는 소나기가 오후까지 이어졌다. 시는 오후 2시 40분 비상대응 1단계를 가동하고 12개 우수펌프장을 부분 가동해 침수 구간을 빼냈다.
송파 올림픽공원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그랜드민트 페스티벌은 취소됐고, 상인들이 삽으로 낙엽을 걷어내는 모습도 포착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비는 그친 듯하나 피해 신고가 계속 들어오고 있다”며 2차 사고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인천·경기 피해 확산
인천과 경기에서도 피해가 이어졌다. 인천 소방은 오후 3시 직전 침수 도로에 갇힌 차량 승객 3명을 구조했고, 인천에서는 78건, 경기에서는 323건의 풍수해 신고가 접수됐다. 제주까지 나무가 뿌리째 뽑히는 등 피해가 전국으로 퍼졌다.
인천국제공항은 기상 악화로 이날 항공편 40편을 취소했다. 기상청은 월요일까지 잔여 강우 가능성을 내다보며 배수 작업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 지하철은 일부 구간에서 지연 운행이 있었고, 연신내 인근 편의점들은 침수 우회로로 통행이 늘면서 생수 판매가 급증했다고 전했다.
기상청은 당분간 남서풍 계열 바람이 유지되면서 밤까지 산발적 소나기가 내릴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침수 취약 92곳에 사전 점검을 마쳤다며, 퇴근 시간대 추가 침수에 대비해 우수펌프장 가동 인력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시민단체는 기후변화로 짧은 시간 집중호우가 잦아지는 만큼 낙엽 제거와 배수구 정비 예산을 늘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