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은 2일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항소심 변론을 마치고, 이달 23일 선고기일을 잡았습니다. 재판부는 핵심 증인 신빙성을 다투는 과정에서 정치 컨설턴트 김한중 측과 증인 명택균 간 통화 녹취록을 채증으로 채택했습니다.

오 시장은 2022년 보수 후보로 시청을 탈환한 뒤, 1심에서 여론조사 비용을 제3자가 대납한 혐의로 벌금 1천만 원을 선고받았습니다. 시장 측은 조사가 자발적으로 이뤄졌고 본인이 비용 출처를 알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검찰 특별검사팀은 시장과 김 씨가 공모했다고 봅니다.

녹취록이 담은 내용

구호근 수석판사 재판부가 받아들인 녹취록에는 김 씨가 여론조사를 독자적으로 진행했고 오 시장이 특정 지불을 ‘모른다’는 취지의 발언이 담긴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변호인단은 이를 1심 판단을 뒤집을 근거로 제시했고, 특검은 녹취만으로 공모 사실이 사라지지 않으며 시청 보좌진과 조사 업체 간 연락 기록이 남아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양측은 2일 특검의 양형 구형과 피고인 최종 진술을 마치며 변론을 종결했습니다. 채증으로 채택된 녹취는 증인 명 씨의 법정 진술 신빙성을 공격하기 위한 탄핵 증거로 제출됐습니다.

정치적 파장

유죄 확정은 오 시장의 정치적 부담을 키울 수 있으나 벌금형만으로는 직무가 자동 박탈되지 않습니다. 무죄나 선고유예는 보수 진영의 ‘정치 보복 수사’ 주장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사건은 이재명 정부의 검찰 개혁과 새 중대범죄수사청 출범과 맞물려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오 시장 측은 여론조사는 선거 전략의 일부일 뿐 불법 기부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여권 지지자들은 정치자금 규정을 오랫동안 느슨하게 적용해 왔다며 이번 사건이 표준을 세우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앞으로 일정

법원은 10월 23일 선고를 예고했습니다. 항소심은 사실관계 전면 재조사보다 1심 증거평가의 적법성을 따지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 채증 채택은 증인 신빙성 재평가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선고 전까지 오 시장은 공식 직무를 유지하지만 재판 기간 동안 대외 행사는 줄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시민들이 보는 포인트

서울 시정의 예산·주택·재난 대응은 일상적 의제지만, 선거자금 스캔들은 전직 시장들의 퇴장을 낳은 전례가 있습니다. 이번 녹취록은 앞으로 컨설턴트가 후보자 모르게 여론조사 비용을 처리할 수 있는지, 공개 의무를 어디까지 확대할지 논쟁의 기준점이 될 전망입니다.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민간 여론조사가 널리 쓰이지만 공개 규정은 여전히 엄격합니다. 이번 판결은 지방선거를 넘어 중앙 정치의 자금 공개 관행에도 파급을 줄 수 있습니다.

법조계에서는 정치자금 사건 항소심이 새로운 증거를 대량 채택하기보다 1심의 증거능력 판단을 검토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짚습니다. 그럼에도 녹취록 채증은 재판부가 증인 진술의 신빙성 문제를 핵심 쟁점으로 본다는 신호로 해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