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분기 영업이익 100조원을 넘는 사상 최대 실적을 내놨지만, 미국 국채 금리 상승과 대기업 자사주 매입 종료에 외국인·기관이 팔아치우면서 코스피는 잠시 7000을 넘었던 상승분을 반납하고 10월 8일 6625.93으로 마감했다.
한국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177.97포인트(2.62%) 하락해 주간 마지막 거래를 끝냈다. 3거래일 동안 외국인은 순매도 6조4692억원, 기관은 2조3887억원을 각각 기록했고, 개인은 6조2000억원을 순매수했지만 대량 매도를 막지 못했다.
실적과 수급의 괴리
삼성 실적은 시장 기대를 상회했지만 주가는 2.42% 하락했다. SK하이닉스는 2.44% 내렸다. 애널리스트들은 메모리 호황이 이미 주가에 반영됐고, 이제는 자사주 매입 지원이 사라진 뒤 이익만으로 가격을 지탱할 수 있느냐가 관심사라고 말한다.
삼성은 10월 6일 공시된 자사주 매입 물량의 106.7%를 소진해 예정 프로그램을 마쳤다. SK하이닉스는 지난주까지 계획의 83.3%를 실행했고 이번 달 내 완료 전망이다. 미래에셋증권 김석환 연구원은 로컬 매체 인터뷰에서 기업 매수 호가 없이 실적만으로 안정화가 가능한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거시 일정
이번 주 트레이더들의 시선은 10월 14일 서울 저녁에 발표되는 미국 9월 소비자물가지수에 모인다. 헤드라인 CPI는 전년 대비 약 3.6%로 8월 3.4%보다 높게 나올 것으로 보인다. 뜨거운 수치는 지난주 5.36%를 찍은 10년물 국채 금리를 다시 수십 년 고점권으로 밀어 올릴 수 있고, 서울 기술주 밸류에이션 괴리를 키울 수 있다.
국내에서는 월요일 10월 1~10일 수출입, 이번 주 은행 실적이 나온다. 10월 15일 대만 TSMC 결과는 서울 메모리 랠리 이후 AI 수요를 다시 점검하는 지표가 된다.
포지셔닝
대신증권 전략가들은 유가 안정과 미 인플레이션 둔화가 나오면 6800선 재도전 여지가 열리고, 매파적 서프라이즈는 6500 지지를 시험할 수 있다고 봤다. 자사주 지원이 줄면서 일부 운용사는 단기 레버리지 코스피 상품 비중을 줄이고 있다.
개인은 연간 순매수 흐름을 이어가지만, 글로벌 금리가 움직이면 그 수급이 순식간에 뒤집힐 수 있다는 점이 이번 세션에서 드러났다. CPI가 지워지기 전까지 많은 데스크는 갭 추격보다 조정 시 현금을 쓰는 편이다.
10월 8일 장 마감 직후 선물 시장에서는 코스피200 야간 거래가 추가 하락해, 월요일 시초가 심리도 약세로 잡혔다. 반도체 ETF 순매수는 줄었지만 레버리지 상품은 여전히 높은 거래대금을 기록했다.
환율 시장에서는 달러당 원화가 동반 약세를 보이며 수출주와 금융주가 엇갈렸다. 외국인 매도는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됐고, 2차전지·바이오는 상대적으로 매도 폭이 작았다. 일부 브로커리지는 연휴 직후 프로그램 매도가 겹친 점도 지수 하락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코스닥은 같은 날 1%대 하락에 그쳤지만, 중소형 레버리지 ETF 거래량은 급증했다. 개인 순매수가 코스피를 방어하지 못한 것은 기관·외국인 동반 매도가 대형주 비중이 높은 지수에 더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주 국내 은행 실적 발표에서는 건전성 지표와 함께 배당·자사주 정책이 주목된다. 메모리 사이클이 정점 논쟁으로 옮겨간 가운데, 실적 서프라이즈만으로는 글로벌 금리 리스크를 상쇄하기 어렵다는 데 월가와 서울 데스크의 시각이 겹친다.
증권사 리서치 센터 다수는 3분기 실적 시즌이 메모리를 넘어 자동차·조선·방산으로 확장되는지도 주시하고 있다. CPI 발표 전까지는 변동성 확대 구간으로 보는 데 동의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