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oHandle 사설: 국민연금이 이번 분기도 국내 오피스·물류 센터 평가를 내렸지만, 할인율·공실 곡선·감정평가사 명단은 여전히 공개되지 않는다. 다음 달 기여금 고지를 보낼 연금기금에 그런 불투명성은 용납되지 않는다.
부동산 평가가 내려가면 안 된다는 뜻이 아니다. 가격은 움직인다. 문제는 지배구조다. 분기 보고서에 변동률 한 줄만 실리면, 퇴직 연령을 두고 싸우는 정치인들 앞에서 국민은 검은 상자를 믿으라는 말을 듣는다.
숫자는 움직였고 가정표는 없다
공시에 따르면 대체투자 중 국내 부동산은 3분기 공모주식보다 부진했다. 보도자료는 ‘서울 CBD A급 캡레이트 상승’과 ‘지방 물류 임대 성장 둔화’를 인용했다. 그러나 캡레이트 경로, 임대 성장 분포, 감정사 순환 일정은 나오지 않았다.
유럽·캐나다 사모연금은 캡레이트 25bp 변화 시 NAV가 어떻게 바뀌는지 민감도 표를 낸다. 국내 공적연금법은 연간 성과 보고를 요구하지만 시나리오 공개는 없다. 비판은 데이터 없이 ‘평가 완화’를 외치고, 방어는 ‘무지’로 일축한다. 둘 다 손해다.
이번 분기가 중요한 이유
부동산은 더 이상 부수다. 저금리 시 국내 채권 수익이 없을 때 10년 넘게 비중을 키웠다. 판교·여의도에 공실 표지가 늘었는데 헤드라인 임대료는 버텼다. 일러간 조정일 수도, 시장 거래보다 늦을 수도 있다. 국민은 어느 쪽인지 알 수 없다.
금융위는 2024년 리츠 공시를 강화했지만 국민연금은 그 체계 밖이다. 복지위는 해외 사모수수료를 캐물었고 국내 부동산 평가는 20분이었다. 순서를 바꿔야 한다.
공개해야 할 것
첫째, 분기 가정표: 세부 시장별 캡레이트, 임대 성장 구간, 할인율, 점유율 하한. 둘째, 제3자 감정 로그와 이해충돌 점검. 셋째, 오피스 가치가 10% 더 떨어질 때 지급능력 지표 스트레스 테스트 한 페이지.
임차인 이름이나 거래별 레버리지까지는 필요 없다. 국민을 최종 LP로 대우하면 된다.
반론에 답하다
세부 공개가 매각 시 불리하다는 우려는 단일 자산에는 맞다. 수백 동 집계 가정에는 덜하다. 집계는 딜팀을 보호하고, 비밀은 관성을 보호한다.
스트레스 공개가 정치 압력을 키운다는 말도 있다. 반대로 선거까지 평가를 미루기도 어렵게 만든다.
기여율 논쟁 전에
정부·야당은 기여율·급여 공식 싸움을 준비 중이다. 같은 부동산 평가 워크북에서 시작하면 논쟁이 덜 지저분해진다. 11월 투자보고와 함께 가정표를 내라. 견뎌지면 신뢰가 오르고, 아니면 보도자료가 아니라 모델을 고쳐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