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관리위원회를 수사하는 특별검사팀은 6·3 지방선거 당시 30개 시·군·구 선관위가 시간대별 투표자 수를 허위로 입력한 사실을 확인했으며, 15일 오전 과천 중앙선관위를 포함한 7곳에 대한 약 9시 10분부터 동시 압수수색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검사 3명, 수사관 20명, 디지털 포렌식 전문가 8명 등 31명이 투표·개표 보고 시스템과 선거관리 시스템 로그를 확보하기 위해 부산 남구·제주 서귀포 등 지역 선관위를 함께 수색했다.

최종 득표는 맞고, 실시간만 어긋났다

특검팀은 투표가 진행되는 동안 시간대별 투표자 수를 조작한 뒤 사후에 수치를 고치거나, 이후 시간대에도 같은 증가치를 반복 입력하는 방식이 사용된 것으로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투표 종료 후 입력된 최종 투표자 수는 실제와 일치했지만, 당일 국민에게 공개된 실시간 투표율 정보는 달랐다는 것이 핵심이다. 특검은 전국 로그를 분석하고 70여 명의 선거 관계자를 조사한 뒤 서울 구로·마포·성북, 경기 구리·평택·수원·용인·성남·남양주, 충북 청주, 충남 천안·금산, 부산 남구, 경남 창원, 광주 북구, 전남 목포·광양·화순, 강원 춘천·정선·화천, 제주 서귀포 등 25곳을 거명했고,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먼저 확인한 서울 서초·강남, 경기 김포·의왕, 충북 진천 등 5곳을 더해 총 30곳으로 집계했다.

이태한 특검은 지난달 발령됐으며, 6·3 지방선거 당시 전국적으로 보도된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함께 선관위 데이터 조작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연합뉴스는 특검팀이 선거관리 시스템에 입력된 시간대별 투표자 수를 대조해 허위 수정 정황을 잡았다고 전했다. 이번 압수수색은 용지 부족을 넘어 시간대별 보고 체계 자체를 겨냥한 첫 대규모 강제 수사로 평가된다.

창고 계약 의혹도 병행 수사

특검팀은 투표자 수 조작과 별도로, 2022년 이후 선거 물품 전용 창고 계약에서 특정 업체에 우대가 있었다는 의혹도 수사 중이다. 코리아타임스는 부산·경남·경북 선관위가 독점 저장 계약을 체결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전했다. 특검은 부산시 선관위와 추가 9곳을 수색해 계약 서류를 확보했다. 서울경제는 31명의 수사 인력이 디지털 포렌식 장비로 중앙선관위 서버 로그를 분석 중이라고 보도했다. 두 축의 수사가 아직 직접 연결됐다는 공식 확인은 없지만, 모두 선관위의 중립성을 겨냥한다.

중앙선관위는 수색이 진행되는 동안 상세 반박 자료를 내지 않았고, 포렌식 인력이 서버를 이미징하는 장면이 연합뉴스 등을 통해 전해졌다. 6·3 이후 특검 도입을 요구했던 야권은 실시간 투표율이 조작 가능하다면 방송과 언론 티커가 유권자를 오도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다만 특검은 아직 개별 공무원이나 정당을 범죄 혐의로 특정하지 않았다.

압수 자료가 말해 줄 것

이번에 확보한 디지털 로그가 허위 입력을 지시한 상급 기관과 실무자를 가리키는지, 정치적 이득이 있었는지가 관건이다. 특검은 자료 분석 후 책임 소재를 규명하겠다고 했으며, 수색 당일 기소나 구속은 발표되지 않았다. 헤럴드경제는 30곳 선관위가 사후 수정이나 고정 증가치 입력 방식을 썼다고 특검 발표를 인용했다.

코스피 급락 등 다른 뉴스와 겹친 하루였지만, 선관위 수사는 제도 신뢰를 다시 시험한다. 30곳이 각자 실수했는지, 아니면 연계된 조작이었는지—중앙 서버에 남은 메타데이터가 그 답을 좌우할 것이다. 유권자에게는 최종 개표 수치만 믿을 수 있는지, 투표 당일 화면에 뜬 숫자까지 검증 가능한지가 앞으로의 정치적 분쟁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