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26일 청와대에서 농·어·임·축산 업계 대표들과 만나, 수출 의존 경제가 '한 단계 더 나아가려면'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피하기 어렵다고 말하면서도, 저가 수입품 우려가 큰 농어업 분야에 불공정한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청와대 간담회에서 한 말
이 대통령은 연합뉴스 등이 전한 바에 따르면 CPTPP로 인한 시장 개방에 대한 '걱정과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며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불공정한 피해를 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농어업은 일반 산업이 아니라 생존과 직결된 국가 전략·안보 산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이 무역에 크게 의존하는 나라에서 수출 시장 확대가 매우 중요하며, 반대 여론이 있더라도 CPTPP 가입은 장기적으로 필요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일정과 정치적 맥락
이번 발언은 올해 CPTPP 가입 신청을 하지 말라고 지시하고 농어민과 충분히 상의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이날 이 대통령은 임기 내 협정 타결은 어렵다는 취지도 밝혀, 수출계가 원하는 속도보다는 더 긴 호흡을 시사했다.
국회에서는 여야가 법사위 국정감사 등에서 충돌하고 있으나, CPTPP는 농어업 반대와 수출·제조업 지지가 겹치는 이슈로 남아 있다. 외교부는 이번 주 조현 외교장관의 G20 외교장관 회의 참석을 예정하고 있어, 다자 무역 환경에서 한국의 입지를 어떻게 설명할지도 관심사다.
앞으로의 과제
시장과 수출업계
코스피는 이날 1.46% 하락해 5,469.47로 마감했으며, 지난 4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수출 단체들은 CPTPP가 미·중 양자 협상에만 의존하는 구조를 넓혀 자동차·배터리·서비스 분야의 규칙을 안정화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농협 등 생산자 단체는 일본산 쌀·호주산 쇠고기가 이미 내수 가격을 압박하고 있다며, 기존 협정의 관세할당도 모든 지역을 보호하지 못했다고 반박한다. 이 대통령이 강조한 '충분한 소통'은 보전 예산·관세할당·계절 조치를 마련할 시간을 주지만, 경제계가 기대했던 연내 신청 일정은 더 미뤄질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는 '피할 수 없다'는 메시지와 '피해 보전' 약속을 구체적인 보조·관세 단계별 계획으로 바꿔야 가입 신청을 재개할 수 있다. 일본·뉴질랜드·싱가포르 등 협정국은 서울이 기술 협의를 재개할지, 2026년 내내 유보할지 주시할 것이다.
미국 관세 불확실성과 코스피 하락 속에서 이 대통령의 발언은 방향만 제시하고 시점은 열어둔 상태다. 농어업인은 대통령 약속을 받아 나갔고, 각 부처가 그 약속을 막을 만큼 설득력 있는 지원책을 낼 수 있는지가 다음 관문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