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한 특별검사팀은 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사무처를 이틀째 압수수색하며, 위원장 및 상임하지 않은 위원에게 지급된 ‘공정선거홍보활동비’(활동비) 예산·지급 기록을 확보했다.
압수수색 범위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검사 2명과 디지털 포렌식 요원 등 38명이 과천 선관위 청사 11개 부서를 수색했다. 전날에는 전 사무총장 자택과 18개 부서를 대상으로 65명이 투입됐다. 특검은 국고손실, 직권남용, 공문서 위조 등 혐의를 들고 있다.
SBS와 아시아경제 보도에 따르면, 감사원과 국회가 법적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음에도 선관위가 2019~2022년 예산 문서의 ‘외부기관 의견’란에 ‘해당 없음’으로 기재한 뒤 활동비를 편성·지급한 정황이 포착됐다. 2024년에는 해당 예산이 없었고 2025년에는 전액 삭감됐지만, 다른 목적 예산에서 전용해 지급한 것으로 특검은 의심하고 있다.
아시아경제는 2일 오전 9시경 전 사무총장 자택 수색으로 시작해 부서별 서버를 포렌식 복제했다고 전했다. 특검 측은 압수 범위가 넓어 11개 부서 수색을 3일까지 이어간다고 설명했다.
지급 규모와 쟁점
특검은 2020년 이후 9명의 위원에게 총 9억558만원(약 67만6000달러)이 지급됐다고 밝혔다. 연간 지급액이 여러 해 1억원을 넘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기준에 해당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6·3 지방선거 투표지 부족 사태를 수사하던 특검이 내부 회계까지 확대한 것이다.
서울경제는 2021년 연간 지급액이 2억1092만원까지 올랐고, 2025년 예산이 삭감된 뒤에도 지급이 이어진 정황을 보도했다. 위원은 비상임으로 선거 공정을 감독하지만, 검찰은 활동비에 대한 법령상 근거가 없었다는 감사 지적을 무시했다고 본다.
정치적 파장
선관위는 과거 행정부와의 독립성 논쟁에서 방어해 왔지만, 이번 의혹은 개표 현장보다 일상 예산 집행 문제에 가깝다. 특검 대변인은 확보 자료를 분석해 예산 편성·지급 과정의 위법성과 공모 여부를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6·3 지방선거 혼선 뒤 책임을 요구하던 야당은 불법 지급이 확인되면 선관위가 선거를 감독하기 어렵다는 주장을 반복할 전망이다. 현재 선관위 업무는 유지되지만, 이틀 연속 압수수색은 과천 청사 서류가 핵심 증거라는 특검 판단을 보여준다.
대통령실은 3일 수색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고, 특검의 독립 수사라는 점만 부각되고 있다. 기소가 이뤄지면 위원 추천·개편을 둘러싼 국회 논의와 겹칠 수 있으며, 특검은 위원장실 장부 추적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확보 자료로 예산 문서상 감사 지적 사항 기재 방식과 실제 집행 내역의 차이를 대조할 예정이다. 활동비 명목 변경 이력과 내부 결재 라인도 디지털 포렌식 범위에 포함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