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9년째 아덴만 해적 퇴치에 투입 중인 청해부대의 작전구역을 오만 두쿰 항 남쪽 해상으로 확대하는 개정안을 차관회의에서 통과시켰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해당 해역은 호르므즈 해협에서 약 650km 떨어져 있어, 최근 유조선 사고와 미사일 공격으로 긴장이 높아진 중동 해상 무대와의 거리가 좁혀진다.

서울은 이번 조정이 미국·이란 직접 교전에 참여한다는 뜻은 아니라고 강조했지만, 원유 수입 의존도가 큰 한국 경제에 호르므즈 안보 기여 압력이 커지는 시점에 맞춰 진행됐다.

추가 장비와 임무

개정안에는 해상정찰기, 폭발물 처리 인력, 무인 기뢰 처리 장비가 포함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본격적인 호르므즈 진입 없이도 넓은 해역 감시와 기뢰 위협 대응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국회의 동의를 거쳐야 하며, 일부 야당 의원은 이란·후티 관련 선박과 조우할 때 교전 규칙을 명확히 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외교 일정

조현 장관은 일요일부터 수요일까지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열리는 G7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한다. 의제에는 중동 정세, 에너지 다변화, 인공지능 안전 등이 올라 있으며, 프랑스가 올해 의장국으로 초청했다. 서울 측은 3월 장관급 회의에 이어 두 번째 참석이다.

회의장에서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양자 회담이 성사되는지 여부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 청해부대 확대와 핵잠수함 협력 등 한미 안보 협의와 맞물릴 수 있다.

시기의 의미

미국은 올가을 상선 피해가 잇따르며 동맹국들의 호르므즈 안보 기여를 거듭 요구했다. 한국의 이번 결정은 공격 작전 참여에는 한 걸음 물러서면서도 순찰 반경을 서쪽으로 늘리겠다는 신호다. 국내 정유사와 조선업계는 걸프 원유 안정과 해상 대응 장비 수출에 동시에 민감하다.

국회 국방위원회는 개정안 전문이 공개되면 비공개 설명회를 열 것으로 예상된다. 진해 기지에 남은 가족들에게는 함정 순환 일정이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도 이어지고 있다.

울산·거제 조선업 관계자들은 인도양에서 무인 기뢰 대응 훈련이 늘면 관련 장비 수출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면서도, 호르므즈 배치가 민수·군수 선박 일정을 겹치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야당은 대통령실에 작전 확대가 자동으로 동맹국 공격 작전 참여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서면 설명을 요구할 계획이다.

국내 정치 여파

더불어민주당 일각은 대통령실이 국정원·외교부 보고 내용을 국회 국방위에 먼저 공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미국의 호르므즈 안보 요구에 응하되 주권적 교전 규칙을 문서화하라고 촉구했다. 여야 모두 이번 주 중 예산안 심의와 겹치면서 해군 증원 비용의 추가 요구 여부를 따질 전망이다.

합참과 해군은 공개 자료에서 기존 청해부대 규모 300여 명과 아덴만 순찰 임무는 유지한다고 밝혔다. 다만 파병 연장안이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어, 두쿰 쪽 항해 일정이 늘면 가족 지원 센터 상담 수요가 오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